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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불합격자 특

성실한 불합격자 특 표지

저는 긴 수험생활을 거치며, 제가 해왔던 공부에 대해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과거의 제 공부를 반성하며, 내 성장에 가장 걸림돌이었던 것이 이거구나 하고 딱 깨달음이 온 순간이 있습니다. 그 문제는 바로 이 '의지의 오류'입니다.

제가 이것만을 주제로 잡고 하나의 글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안타깝게도 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학생분을 댓글에서 많이 마주했었기 때문입니다.

'창친 님 보고 자극받아서 저도 6시에 일어나 16시간 공부했어요!' 와 같은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변화가 저에게 나타난 변화와는 달리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나, 어쩌면 저로 인해 이 '의지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분이 계실까 봐, 이것을 하루빨리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저는 재수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전 과목이 3등급이었고,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은 가득했으나 정작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해봐도 그 답이 나오지 않으니 우선 '열심히'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5시 반에 기상하여 잇올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잇올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습니다. 이 강박은 제가 쓴 칼럼이나 유튜브 영상에서도 어렴풋이 나타납니다. (공부 시간을 계속해서 노출하지요.)

수험생은 공부가 삶이 되어야 합니다. 정말 필사적으로, 목숨 걸고 공부해야 합니다. 무의식에서도 공부할 정도로 매 순간 간절히 공부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 마음가짐은 오류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지녔던 의지가 문제가 되었던 이유는 바로 '목적 감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합리적인 이유로 일찍 일어나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니 일단 노력이라도 짜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력 중 가장 단기간에 실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잠을 줄이는 것'이었기에, 그것을 실현했습니다.

남들보다 공부를 늦게 시작했기에, 노베이기에 당연히 더 일찍 일어나서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인생 살면서 단 한 번도 6시에 일어나 본 적이 없으면서, 5시 반에 일어나는 생활을 억지로 영위했습니다. 언제까지? 수능 전날까지.

얼핏 보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선택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조금만 더 엄밀한 논리의 잣대를 들이대보면, '일찍 일어나는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은 뚜렷한 인과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밤에 공부가 잘된다면, 밤에 공부하고 아침에 더 자는 것이 실력 상승에 있어서 더 도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하는 것인데, '무리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그 목적과는 동떨어진 행동입니다. 목적을 생각하며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러한 목적 감각이 낮았던 것입니다.

그럼 나는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났나 생각해 보면, 그 일찍 일어난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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