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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근력 쌓기

당신의 회복은, 당신 눈에 가장 늦게 보입니다

당신의 회복은, 당신 눈에 가장 늦게 보입니다 표지

수험생 시절, 내면 회복을 위해 애쓰면서도 저는 매일 밤 저를 채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공부 집중도는 어땠는지, 계획은 몇 퍼센트를 지켰는지, 각 과목별로 성장은 하고 있는 건지, 오늘 얻어간 건 무엇인지... 침대에 누워 그 날에 대해 끊임없이 점수를 메기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점수 채점은 철저히 수능 기준이었습니다. 공부 시간, 공부 분량, 정답률.

그게 전부였지요. 내면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말하면서도 ’오늘은 나를 조금 덜 미워했는지’ 와 같은 기준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내적인 회복이 얼마나 일어났는지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몇 달에 걸쳐 내면의 병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면서도, 이 사실을 모르곤 계속해서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씩이나마 회복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건 한참 뒤였습니다. 회복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지 몇 달쯤 지났을 무렵,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더라고요.

저번보다 훨씬 안정돼 보인다.

출처 입력

저는 사실 그 말을 들은 당시에는 시큰둥했습니다. 몇 달 동안 제가 뭘 대단히 해낸 게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미뤄둔 일, 못 지킨 약속, 흐트러진 날들을 떠올렸지요. 그 말이 진심일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냥 오랜만에 만났으니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넘겼던 것 같습니다. 참~ 꼬여있었지요 ㅎㅎ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스스로 인지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꽤 꾸준히 회복을 위한 글도 쓰고, 내 마음을 돌보는 서적과 영상도 많이 보고, 나에게 좋은 말도 들려주려고 노력했으니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 눈빛이 예전만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말이 조금 느려졌다는 것, 어깨가 덜 올라가 있다는 것을 봐준 것이지요. 스스로는 볼 수 없는 변화를 그 친구가 짚어준 것입니다.

그렇게 내가 성장을 이뤄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이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증폭제가 되어준 것이지요.

저는 이렇듯 회복을 겪으면서, 사람이 회복될 때 변화가 어떤 순서로 오는지 기록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몸이더라고요.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말의 속도, 표정, 심박수, 호흡

그다음이 태도입니다. 실수한 뒤 자신을 몰아세우는 시간이 짧아지고, 남과 비교한 뒤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일어난 뒤 한참 뒤에야 숫자가 움직입니다. 마음이 안정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늘고, 한 번 공부할 때 더욱 몰입해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제야 성적이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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