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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훈련소

공부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공부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표지

수험 생활을 하는 동안 제 갤러리앱에는 이런 문장들이 캡처되어 담겨 있었습니다.

이맘때면 기출은 몇 회독이 끝나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는 실전 모의고사를 주에 몇 회씩 돌려야 한다, 이 시기에 이 강의를 안 들었으면 늦은 것이다, 하루 순공은 최소 몇 시간은 나와야 한다.

저는 노베이스 상태로 시작했고, 수능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었기 때문에 그런 방향을 제시해주는 영상과 글들을 정말 열심히 참고했습니다.

남들의 후기에 혹해서 새로운 커리큘럼을 시작해놓고는, 내가 선택한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불안했고, 또 다른 정보글이나 영상을 접할 때마다 이전 커리큘럼을 버리고 전체적인 계획을 다시 세우곤 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그 기준에 제 하루를 끼워 맞추려고, 로드맵을 지우고 다시 그리고 또 지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저는 공부를 한 게 아니라 공부법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인강 후기를 찾아보고, 교재를 검색해보고, ‘국어 공부법’을 유튜브에 쳐보곤 했죠.

이런 나날을 보내던 중,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진도에 예민할까. 왜 남들이 몇 회독을 했는지가 이렇게까지 궁금할까.'

제 내면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니, 그렇게까지 남의 공부에 집착하는 건 수능을 잘 볼 수 있는 어떠한 ‘절대적인 방법’이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개개인의 차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등급을 올리는 방법이 하나로 딱 정해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공부에 대한 확신이 없고,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시선이 자꾸 외부로 돌아갔던 것이지요.

종종 그때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의 디엠을 받곤 합니다.

"주변에서 다 XX를 시작해서 불안해요. 저도 그것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지금 이거 하면 1등급 나올까요?"

이런 질문의 밑바탕에는 결국 '남들이 다 아는 확실한 성공 공식을 나만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습니다.

예전의 제 모습이 겹쳐 보여 마음이 쓰이면서도, 그분들이 간절히 찾는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는 사실에 안타깝기도 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좇는 그 정보들이 다 쓸모없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앞서 가본 사람들이 실제로 효과를 봤으니 도는 말이고, 그 순서를 따라가서 잘된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참고하는 수준을 넘어서, 남의 진도나 방법을 나에게 무작정 끼워 맞추려 드는 순간 문제가 생깁니다. 보편적인 공부법은 대다수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 구멍이 어디 있는지를 모릅니다.

예를 들어 실전 모의고사를 주에 세 번씩 돌리라는 조언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 조언이 정확히 맞는 사람은 '아는 건 다 아는데 시험장에서 그걸 다 못 꺼내는 사람'입니다.

그들에게는 머릿속 지식을 꺼내는 훈련이 제일 급하니까요. 그런데 아직 모르는 게 많이 남은 사람이 같은 걸 하면, 매주 세 번씩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채점만 하다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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