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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근력 쌓기

‘오늘 하루 다 날렸다’ 싶은 밤에

‘오늘 하루 다 날렸다’ 싶은 밤에 표지

무기력하게 누워만 지내던 시절, 저는 매일 밤 저 자신에게 판결을 내렸습니다.

무기력하게 누워만 지내던 시절, 저는 매일 밤 밤을 새가며 스스로에게 가혹한 말을 퍼부었습니다.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네, 진짜 별로인 하루를 보냈네, 이렇게 살아서 뭐가 되겠어, 남들은 다 하는 걸 왜 너만 못하는 거야. 도대체 왜 너만 그러는 거야

이런 말들을 하루의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퍼붓느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 정신을 두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이런 말들만 계속 떠다니다보니, 그게 무서워서 다른 자극으로 회피했던 것도 같습니다.

멍하니 쇼츠만 보느라 스크린 타임 15시간을 달성하고는 했지요.

그렇게 불면에 시달리면서도, 저는 제 태도에서 잘못된 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가혹하게 대해야만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했거든요.

정신 차리라고 나를 몰아붙여야만 내가 내 부족함을 깨닫고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으면 느슨해지리라 생각했습니다.

바닥에 있는 사람을 더 세게 누르면 더 깊이 들어갈 뿐이라는 걸 그때의 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히려 내가 나를 공격할수록 나를 누르는 자책의 무게와 상처가 점점 쌓이면서, 나중에는 일어날 힘 자체가 사라져버리더라고요.

뭘 해도 어차피 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 같아서 아예 하기가 싫었습니다. 나를 공격하면 공격할수록 나는 더 깊이 가라앉을 뿐이었지요.

저는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야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프고 지치고 무기력한 날에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대신, 그냥 일방적으로 제 편을 들어주어야 내가 다시 앞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을요. 엉망인 하루를 보내었을수록 아무 이유 없이 날 이해해주고, 오늘 잘 버텼다고 말해주는 것이죠. 그렇게 해야만 다시 앞으로 향할 수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책이 습관화된 사람이라면 이러한 걱정부터 들 것입니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돌보는 말은 나약한 사람이나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나한테 관대해도 되는 건가? "

"나에게만 좋은 식으로 모든 것들을 생각하다가 주변 사람들이 떠나가거나, 지금 내 상황에 주저앉아버리면 어떡하지? "

이게 전혀 근거 없는 걱정이라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냉정하게 스스로를 점검하는 일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점은 그 점검을 '언제' 하느냐, 즉 점검 시기입니다.

무너진 날의 나에게는 나를 점검하고 판단하는 판사가 아니라, 나를 변호해줄 나만의 변호사를 데려와야 합니다.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따져 묻고 형량을 매기는 게 아니라,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대신 말해주고 끝까지 내 편에 서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요. 판사는 회복한 뒤에 불러도 늦지 않습니다.

오히려 회복한 뒤에 불러야 판결이 정확해집니다. 바닥에 꺼져 있는 상태에서 내리는 자기 평가는 언제나 실제보다 훨씬 가혹하니까요.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근거로 들며 자기 자신을 마구잡이로 찔러대지요.

또한 자책을 멈추는 것은 게으름을 봐주는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고 목표가 선명한 사람일지라도, 마음이 꺼질 때마다 자책만 하는 사람은 결국 언젠가는 그 무게에 눌려 아무것도 못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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