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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부법

문장의 기능을 잡는 게 최우선이다

문장의 기능을 잡는 게 최우선이다 표지

저는 예전에 지문을 읽을 때 중요해 보이는 단어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낯선 개념어가 나오면 동그라미를 치고, 대비되는 말이 나오면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렇게 한 지문을 다 읽고 나면 종이 위에 표시가 잔뜩 남으니까 제대로 읽어냈다는 기분이 들었지요.

그런데 선지를 보는 순간 매번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단어는 기억나는데, 그 단어가 왜 거기 있었는지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만 했습니다. 표시는 그렇게 많이 해뒀는데 정작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몰랐던 겁니다.

표시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표시해야 할 것'을 잘못 골랐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저는 밑줄 긋는 손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문에서 가장 먼저 잡아야 할 것, 그 '순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 문장의 기능 : "이 문장은 왜 여기 있지?"

'기능'이라는 말이 낯설게 들리실 수 있으니 이것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문장의 기능이란, 그 문장이 글 안에서 맡고 있는 역할입니다. '무슨 내용이냐'가 아니라, '왜 하필 지금 여기에 놓였느냐'를 보는 것이지요.

우리가 던져야 할 물음은 딱 하나입니다.

"이 문장은 왜 여기 있지?"

설명을 위해 아주 단순하게 만든 문장 몇 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A는 B라는 성질을 지닌다. 이는 C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한편 D 상황에서는 예외가 발생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내용으로만 따라가면 이렇게 됩니다.

A는 B고, C 연구가 있고, D는 예외고, 새 기준을 제시한다는군요.

정보는 다 들어왔는데 손에 쥐어지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기능으로 따라가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 첫째 문장: 앞으로 계속 쓸 개념을 세워놓는 자리

· 둘째 문장: 그 말을 받쳐주는 자리

· 셋째 문장: 방금 세운 것에 금을 내는 자리

· 넷째 문장: 그 금 때문에 글이 방향을 트는 자리

같은 네 문장인데, 두 번째 방식으로 읽었을 때만 '이 글이 어디서 꺾이는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시험 문제는 대체로 그 꺾이는 자리에서 출제됩니다.

■ 키워드만 잡으면 무엇을 잃게 될까

여기서 오해가 생길까 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키워드를 잡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능보다 단어가 앞섰을 때 무엇을 잃는지 아셔야 합니다.

첫째, 그 말이 왜 나왔는지를 모르게 됩니다.

개념어에 동그라미를 치는 행위는 '이게 중요하다'까지만 알려줍니다. 이 개념이 앞의 주장을 받치러 나왔는지, 아니면 앞의 주장을 무너뜨리러 나왔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지가 묻는 건 언제나 후자입니다.

둘째, 본문으로 돌아갈 길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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