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법
법조문의 불확정 개념과 재량
2023학년도 수능 10~13번 · 사회 · 전체 23문장
앱과 같은 방식입니다. 답하기 전에는 다음 문장이 열리지 않습니다. 틀려도 정답은 알려 주지 않고 왜 아닌지 한 줄만 드립니다. 여기서는 앞 세 문장까지 해 볼 수 있습니다.
1번째 문장
법령의 조문은 대개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
여기서 물어야 할 것첫 문장부터 법조문의 ‘생김새’를 그려 줍니다. 이런 이야기, 어디서 본 적 있나요?
미창친의 생각저는 ‘법령의 조문’이라는 말에서 법 지문 두 편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2111 ‘채권과 예약’(채권·채무·급부·손해 배상이 줄줄이 나왔죠)과 2109 ‘행정입법’(국회가 만든 법률을 행정부가 받아 쓰는 이야기).
현장에서 연도까지 정확히 떠올린 건 아니고요, 이 정도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법 지문이네. 계약이랑 채권 쪽인가, 아니면 행정 쪽인가… 둘 다 꺼내 놓고 읽자.
평가원 지문에는 지난 기출이 정말 많이 연계됩니다. 지난 기출에서 다룬 내용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보고 새 지문이 쓰입니다.
몰랐다면요? 그것도 괜찮습니다. 휴대폰 약관이나 알바 계약서 맨 아래 깨알 글씨를 떠올려 보세요. ‘~한 경우에는 ~한다’가 끝없이 이어지죠. 법조문이 딱 그 꼴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대개’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가 저렇게 딱 떨어진다면 다툴 일이 없을 텐데요. A에 해당하는지 아닌지가 애매하면 그땐 어떻게 하지? 이 궁금증을 들고 다음 문장으로 갑니다.
2번째 문장
’처럼 요건과 효과로 구성된 조건문으로 규정된다.
여기서 물어야 할 것‘요건’과 ‘효과’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앞 문장의 A와 B는 각각 어느 쪽일까요?
- ‘요건’을 쪼개 보세요. 요구되는 조건입니다. 조건은 ‘~하면’에 붙지 ‘~해야 한다’에 붙지 않아요.
- 지문이 굳이 이름을 둘로 갈라 붙였습니다. 갈라 붙인 이름은 나중에 따로따로 쓰입니다. 지금 안 갈라 두면 뒤에서 둘이 다르게 움직일 때 못 따라갑니다.
미창친의 생각저는 이 문장에서 손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A에 해당하면’ = 요건 · ‘B를 해야 한다’ = 효과. 이 두 글자짜리 이름 둘이 이 지문 끝까지 갑니다.
모든 낱말은 그 뜻을 자기 안에 함축하고 있습니다. 요/건은 요구되는 조건, 효/과는 그래서 생기는 결과. 뭉텅이로 외울 게 아니라 쪼개면 그냥 읽힙니다.
그러니까 조문은 전부 ‘조건 → 결과’ 한 줄이라는 말입니다. 생각보다 단순하지요.
그리고 이게 낱말이 정보량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A에 해당하면 B를 해야 한다」라는 긴 말이 ‘요건’과 ‘효과’ 네 글자에 접혀 들어갔어요. 그래서 뒤에서는 이름만 부르면 됩니다. 요건과 효과를 뭉텅이로 외우면 정보가 둘 늘고, 쪼개서 이해하면 둘 줍니다.
3번째 문장
하지만 그 요건이나 효과가 항상 일의적인 것은 아니다.
여기서 물어야 할 것‘하지만’이 나왔고, ‘항상 ~인 것은 아니다’로 문장이 끝났습니다. 이렇게 한 발 물러선 문장 뒤에는 무엇이 옵니까?
- 결론이 세 번째 문장에 나오는 지문은 없습니다. 게다가 ‘왜 애매한지’를 아직 한 글자도 안 말했어요. 말을 꺼내 놓고 안 받는 지문은 없습니다.
- ‘하지만’은 방향을 바꾸는 말입니다. 정리하는 말이었다면 ‘즉’, ‘이처럼’이 붙었겠지요.
미창친의 생각저는 ‘일의적’에서 한 번, ‘아니다’에서 한 번 멈췄습니다. 일/의/적 — 뜻(意)이 하나(一)로 정해진 것.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남은 20문장은 앱에서 한 줄씩 열립니다. 로그인하면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합니다.